중구 어린이집에서 7년째 근무하고 있는 보육교사입니다.

중요한 간담회여서, 간담회를 개최할 정도면 빨리 해결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동료 선생님들께 부탁드리고 어렵게 시간내서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참석했는데 그 다음 진행상황에 대한 별다른 소식도 없고... 혹시해서 들어온 구의회홈페이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자니 너무 답답해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타구에서 10년간 근무하고 중구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타구에 근무할때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일로 교사들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불편합니다. 육아종합지원센터는 구비로 운영이 되는 것일텐데 저희가 필요한 것을 이용하고 지원받을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처음 보육교사로 근무할 때는 구마다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설치되어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육아종합지원센터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고 서울시센터에서 도움받던 지원을 제가 근무하는 구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경희대학교에서 위탁운영하는 곳이었는데, 생각지 않았던 것들도 먼저 챙겨주시는 센터의 도움을 받으면서 원장님도 저희 교사들도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16년까지 제가 경험했던 육아종합지원센터는 교사들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각 어린이집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없는 교육이나 지원에 대해 고민하는 든든한 기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경험하고 있는 중구는 이상하기만 합니다.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받아야하는 필수교육을 수강했을 때였는데 준비된 내용없이 진행하는 교육을 보고 수준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현장에서 시행하면 절대 안되는 부적절한 방법을 안내해주고 계셨는데, 함께 교육에 참여하셨던 저희 원장님도 이상하셨는지 더 이상 교육을 듣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개설된 교육이나 컨텐츠도 별로 없어 이용하고 싶은 서비스도 점점 없어져 가고, 점점 더... 필수교육이 아닌 경우에는 육종지원 교육에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코로나19로 모두 힘들어하던 시기에 있던 일도 기억이 납니다. 모든 사람들이 힘들게 보냈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을 보육하는 저희 어린이집 교직원들은 특히 숨막히는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집 회식이나 모임은 엄두도 못냈고 어린이집안에서도 교대로 1명씩 식사를 하느라 간식,식사시간에는 평상시보다 훨씬 더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시기였는데... 중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교직원 교육에 대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교직원 힐링 교육을 대면으로 진행한다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식사도 함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다른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함께 모여서 시간을 보낸다니요... 친구들은 물론 조부모님도 마음놓고 만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말이죠...센터에서는 어린이집 교직원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도 모르셨던 거겠지요...

받아야 하는 교육도 너무 많아진 상황에서 센터 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동료의 희생도 필요하고 그날 하지 못했던 업무가 다음날로 밀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실정을 아신다면 교직원들의 시간을 소중히 여겨주셨어야 합니다.. 교사들을 배려하지 않는 수준 낮은 프로그램을 ‘필수교육이니까 신청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진행하고, 그런 교육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시간을 내는 것은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피해를 양산하는 일입니다.

구의회에서는 처리할 다른 안건도 많고, 절차도 많으실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처리를 기다리는 저희들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시간 오래 걸리는지 라는 의문을 자꾸만 가지게 됩니다. 어린이집 이용 부모님, 원장님, 교사들이 모두 원하는 일인데 신속한 처리는 안될까요? 그동안의 불편함을 생각하시다면 능력있는 전문기관 위탁으로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주십시오. 간곡한 마음을 적어봅니다.